노력하면 는다는 말, 절반만 맞았다

 

“노력하면 는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

회사 워크숍에서도, 자기계발 유튜브에서도 “고정 마인드셋과 성장 마인드셋”이라는 표현을 여러 번 들었다. 능력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노력으로 자란다는 믿음을 가지면 실패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결국 더 잘하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발표자마다 캐럴 드웩이라는 이름과 스탠퍼드라는 단어를 꼭 붙였다. 그 정도로 근거가 탄탄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막상 원 연구가 정확히 무엇을 보여줬고 그 효과가 얼마나 컸는지는 찾아본 적이 없었다.

회사 워크숍 또는 자기계발 강연에서 발표를 듣는 청중
고정 마인드셋과 성장 마인드셋” — 어디서나 들어본 그 표현

원 연구는 373명, 그리고 48명 대 43명이었다

성장 마인드셋 이론의 토대가 된 논문은 블랙웰·트제스니에프스키·드웩(Blackwell, Trzesniewski, & Dweck, 2007)이다. 이 논문은 두 개의 연구로 구성돼 있다. 연구 1은 중학교 1학년(7학년) 학생 373명을 2년간 추적한 것으로, “능력은 늘릴 수 있다”고 믿는 학생일수록 성적이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가는 경향을, “능력은 고정돼 있다”고 믿는 학생일수록 성적이 제자리에 머무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 2는 실제 개입 실험으로, 성장 마인드셋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받은 학생 48명과 받지 않은 통제집단 43명을 비교했다. 통제집단은 학년이 올라가며 성적이 계속 떨어지는 흔한 패턴을 보인 반면, 개입집단은 그 하락세가 멈추거나 반전됐다.

이 연구와 뒤이은 드웩의 저서, 강연을 통해 “성장 마인드셋”은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학교 교육과정, 기업 연수 프로그램, 육아 조언에 폭넓게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도 자기계발서와 교육 콘텐츠에서 “노력하면 는다”는 메시지로 자주 소개된다.

메타분석이 보여준 숫자: 성적 변동의 1%

이 이론을 검증하는 대규모 메타분석이 2018년 나왔다. 시스크 외(Sisk, Burgoyne, Sun, Butler, & Macnamara, 2018)는 Psychological Science에 두 개의 메타분석을 발표했다. 저자 소속 기관(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 사이트에 공개된 오픈 액세스 전문을 직접 확인했다. 첫 번째는 마인드셋과 학업 성취 사이의 상관관계를 다룬 273개 효과크기, 총 365,915명의 데이터를 종합한 것으로, 상관계수는 r=.10(95% 신뢰구간 .08~.13)이었다. 이는 마인드셋이 학업 성취의 변동을 대략 1% 정도만 설명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 메타분석은 실제 개입 실험 43개 효과크기, 총 57,155명을 종합한 것으로, 개입의 평균 효과크기는 d=0.08(95% 신뢰구간 .02~.14, p=.010)이었다. 심리학에서 흔히 쓰는 기준으로 보면 ‘작은 효과’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따로 있다. 개입 연구 43개 중 개입 전후로 실제 마인드셋이 바뀌었는지 확인하는 ‘조작 점검’을 실시한 연구는 28개였는데, 그중 절반 가까이(46%)는 개입이 학생의 마인드셋 자체를 바꾸는 데 실패했다. 그리고 조작 점검을 실시해서 마인드셋이 실제로 바뀌었다고 확인된 연구들에서는 성적에 대한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d=0.02, p=.771). 반대로 마인드셋이 바뀌었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은 연구들에서만 효과가 유의했다(d=0.18, p=.005). 저자들은 이를 두고 “성공적으로 보이는 개입 효과가 정작 마인드셋 변화 때문이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저소득층 학생(d=0.34, p=.013)과 학업 고위험군 학생(d=0.19, 경계적 유의)에서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났다.

12,490명 실험에서는 저성취 학생에게서만 효과가 났다

이듬해인 2019년, 예거 외(Yeager, Hanselman, Walton, et al., 2019)가 네이처에 발표한 「전미 학습 마인드셋 연구」는 이 이론을 가장 크고 엄격하게 검증한 실험이다. 미국 65개 공립고등학교의 9학년생 12,49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대표 표본 실험으로, 오픈 액세스 전문을 직접 확인했다.

학생들은 25분짜리 온라인 세션 두 차례를 통해 성장 마인드셋을 배웠다. 사전에 등록된 분석 계획에 따라, 원래 성적이 학교 내 중간값 이하였던 ‘저성취’ 학생 6,320명을 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결과는 이 저성취 학생군에서 핵심 과목(수학·과학·영어·사회) 평점이 개입집단에서 통제집단보다 0.10점(4.0점 만점 기준, 95% 신뢰구간 0.04~0.16, p=.001) 더 높았다. 효과크기로는 d=0.11이었다. 낙제 수준(D 또는 F)에 해당하는 학생 비율도 46%에서 41%로 줄어, 상대적으로 11% 감소했다. 개입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심화 수학 과목 수강률도 33%에서 36%로 소폭 끌어올렸다.

고등학교 교실 및 학생, 성장 마인드셋
12,490명 중 효과가 확인된 건 저성취 학생군뿐이었다

다만 이 효과는 모든 학교에서 똑같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미 성취도가 높은 학교에서는 효과가 거의 없었고, 오히려 또래 사이에 “도전을 받아들이는 게 자연스럽다”는 분위기가 강한 학교에서 효과가 더 크게 지속됐다. 저자들 스스로도 논문에서 “모든 형태의 성장 마인드셋 개입이 성적이나 수강률을 높인다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원 연구를 그대로 재현했더니, 효과가 사라졌다

그런데 흥미로운 반전이 있다. 리와 베이츠(Li & Bates, 2020)는 블랙웰 외(2007)가 다룬 것과 정확히 같은 구도—힘든 전환기(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를 거치는 학생들에게서 마인드셋이 성적을 예측하는지—를 총 832명 규모로 다시 검증했다. 연구 1(대학생 246명, 자기보고 성적)에서는 마인드셋과 성적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가 없었다(β=−0.02, 95% 신뢰구간 −0.16~0.12, p=.792). 연구 2(성적 증명서 기반 종단 설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마인드셋 이론이 가장 큰 효과를 낼 거라고 예측했던 집단—전환이 유난히 힘들었던 저성취 학생들—에서도 마인드셋은 성적을 예측하지 못했다. 원 논문이 제시했던 것과 같은 종류의 ‘힘든 전환기’ 설계를 썼는데도 정반대 결론이 나온 것이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있었다. 영국 교육기금재단(Education Endowment Foundation)이 의뢰한 대규모 실험(Foliano, Rolfe, Buzzeo, Runge, & Wilkinson, 2019)은 초등학교 6학년생 약 5,000명, 101개교를 대상으로 성장 마인드셋 워크숍을 진행했지만, 수학·읽기 성취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한국 학생 데이터에서도 비슷한 크기였다

국내 데이터로는 백서영·임효진·류재준(2020)이 국내외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이 있다. 성장 마인드셋과 학업성취(성적) 사이의 평균 효과크기는 .167로, “작은 수준”으로 분류됐다. 그릿(.274), 자기효능감(.322) 같은 동기 변인과의 관계는 그보다 컸지만, 정작 성적 자체와의 연결은 약했다. 흥미롭게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전체적으로 효과크기가 작아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국제 문헌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효과는 있지만 작다”는 패턴이 국내 데이터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셈이다.

왜 대중적 버전은 더 커 보였을까

마시멜로 실험의 그 결과는 35명에게서 나왔다배고픈 판사 효과는 사실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에서 다룬 두 사례와 성장 마인드셋은 같은 궤적을 그린다. 작은 표본에서 나온 인상적인 결과가 책과 강연을 통해 널리 퍼지고, 그 서사가 “개인의 태도 하나가 인생을 바꾼다”는 매력적인 메시지로 단순화된 뒤, 표본을 키워 다시 검증하면 효과가 크게 줄어드는 패턴이다. 블랙웰 외(2007)의 개입 연구는 48명과 43명을 비교한 결과였다. 이 규모의 실험에서 나온 효과가 반드시 부풀려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12,490명 규모의 예거 외(2019) 실험에서는 그 효과가 저성취 학생이라는 좁은 집단에서, 그것도 0.1점이라는 작은 크기로만 확인됐다.

이건 “노력해도 소용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마인드셋 하나로 설명하고 넘어가기에는, 성적을 결정하는 다른 요인—학교의 자원, 또래 분위기, 이미 갖고 있는 학업 역량—이 훨씬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뜻에 가깝다.

완벽한 설명은 아니다

몇 가지는 밝혀야 한다. 이 글에서 다룬 원문 중 예거 외(2019, 네이처), 시스크 외(2018, Psychological Science), 리·베이츠(2020, Intelligence)는 모두 오픈 액세스 전문을 직접 확인했다. 시스크 외(2018)는 저널 자체는 구독제이지만, 저자 소속 기관 사이트에 전문이 공개돼 있었다. 블랙웰 외(2007)만 원문 전체가 아니라 초록과 여러 2차 출처(ERIC, 학술 인용 사이트 등)를 통해 확인했다는 점을 밝혀둔다.

또한 이 주제는 학계에서 여전히 견해가 갈린다. 시스크 외(2018)의 “효과가 약하다”는 결론에 대해 드웩과 예거 등은 “평균 효과가 작다고 해서 특정 집단·조건에서의 효과까지 무의미한 건 아니다”라는 취지로 반박한 바 있고, 예거 외(2019)의 결과가 그 반박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종종 인용된다. 반면 리·베이츠(2020)나 영국의 대규모 실험(Foliano et al., 2019)처럼 효과를 전혀 찾지 못한 연구도 있다. “성장 마인드셋이 효과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진영에 따라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이 글을 읽어주시면 좋겠다.

여전히 나는 “노력하면 는다”는 말을 완전히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말이 12,490명 중 극히 일부에게서, 그것도 0.1점만큼만 확인된 이야기라는 걸 알고 나니, 워크숍에서 그 말을 들을 때의 감흥은 예전 같지 않다.

참고문헌

Blackwell, L. S., Trzesniewski, K. H., & Dweck, C. S. (2007). Implicit theories of intelligence predict achievement across an adolescent transition: A longitudinal study and an intervention. Child Development, 78(1), 246–263.

Sisk, V. F., Burgoyne, A. P., Sun, J., Butler, J. L., & Macnamara, B. N. (2018). To what extent and under which circumstances are growth mind-sets important to academic achievement? Two meta-analyses. Psychological Science, 29(4), 549–571.

Yeager, D. S., Hanselman, P., Walton, G. M., et al. (2019). A national experiment reveals where a growth mindset improves achievement. Nature, 573(7774), 364–369.

Li, Y., & Bates, T. C. (2020). Testing the association of growth mindset and grades across a challenging transition: Is growth mindset associated with grades? Intelligence, 81, 101471.

Foliano, F., Rolfe, H., Buzzeo, J., Runge, J., & Wilkinson, D. (2019). Changing Mindsets: Effectiveness trial. Education Endowment Foundation.

백서영, 임효진, 류재준 (2020). 성장 마인드셋과 학습 관련 변인에 대한 메타분석. 아시아교육연구, 21(2), 641–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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