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중에 딴생각을 한 게 아니라, 딴생각을 하다가 회의가 끝났다 팀장이 발표 자료를 넘기는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안건이 세 개나 더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마지막 슬라이드였다. 그 사이에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거의 기억이 나지 않았다. 메신저 몇 개를 확인하고, 옆자리 동료와 눈짓으로 딴 얘기를 하고, 다음 일정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다…
물어보는 데도 비용이 든다
두 달을 혼자 붙잡고 있었다 입사 2년 차였을 때, 두 달 가까이 붙잡고 있던 보고서가 있었다. 방향을 잡고 자료를 모으는 단계부터 뭔가 애매하다는 느낌이 계속 있었는데, 그때마다 ‘이 정도는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앞섰다. 팀장 방 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온 적도 몇 번 있었다. 괜히 물어봤다가…
퇴근 후 회복하라는 조언 앞에 놓인 현실의 벽 통근시간
환승 두 번에 도보 10분 퇴근길 지하철은 늘 만원이었다. 자리에 앉기라도 하면 눈을 감고 잠깐이라도 머리를 비우려 했는데, 좁은 틈에 끼어 서서 가는 날이 더 많았다. 환승을 두 번 하고 도보 10분을 더하면 편도로만 한 시간이 훌쩍 넘었다. 집에 도착하면 이미 녹초가 됐다. 원래 하려던 운동이나 책 읽기는 그냥…
처신을 잘할수록 오히려 진정성 있어 보였다
회의실에서 두 번 생각하고 말하는 버릇 보고 자리에서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한 적은 별로 없다. 회의 전에 어떤 표현을 쓸지, 어디까지 말하고 어디서 멈출지를 몇 번씩 고쳐 생각했다. 상대가 팀장이냐 옆자리 동료냐에 따라 같은 내용도 다르게 풀어냈다. 속마음 그대로 말하는 게 “진짜 나”라면, 나는 늘 진짜가 아니었던 셈이다….
손에서 일을 놓아야 다음 날 더 잘한다
퇴근 후에도 일을 놓지 못했다 예전에는 퇴근하고 나서도 일 생각을 놓지 않으려고 했다. 저녁을 먹으면서도 오늘 못 끝낸 일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자기 전에 내일 할 일을 한 번 더 되짚었다. 그래야 다음 날 덜 헤매고 더 빨리 일을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일종의 성실함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렇게…
가장 지치는 건 할 일이 많아서가 아니다
바빴는데 뭘 했는지 설명이 안 됐다 몇 년 전에 맡았던 프로젝트가 하나 있다. 상사는 “전체적으로 잘 정리해서 보여달라”는 말만 남기고 구체적인 지침은 주지 않았다. 뭘 중심으로 정리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생각나는 자료를 다 끌어모았다. 숫자도 넣고, 배경 설명도 넣고, 경쟁사 비교까지 넣었다. 야근까지 하며 준비했는데, 발표 당일 돌아온 반응은…
심리적 안전감, 관리자만 몰랐던 격차
몇 달 동안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이직하고 다시 작은 팀을 맡았을 때, 회의 때마다 “편하게 말해달라”고 했다. 반대 의견이 있으면 언제든 얘기하라고, 정말로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몇 달 동안 아무도 내 결정에 반대하지 않았다. 나는 그걸 팀 분위기가 좋다는 증거로 받아들였다. 착각이었다는 걸 안 건 팀원 한 명이 퇴사하던…